처음으로 얻는 내 집, 설레는 독립
올해 28세인 이○○ 씨(가명)는 취업 후 2년간 고향에서 출퇴근을 하다가, 드디어 서울에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이 십시일반 모아준 2천만원과 본인이 모은 1천만원을 합쳐 총 3천만원의 전세보증금을 손에 쥐었습니다.
"이번엔 절대 사기당하지 않을 거야."
평소 전세사기 뉴스를 접했던 이 씨는 꼼꼼하게 준비했습니다. 계약 전날 등기부등본을 직접 발급받아 근저당권 설정 여부를 확인했고, 임대인 신분증과 등기권리증도 대조했습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사무소 벽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보였습니다.
계약은 완벽해 보였습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빌라였습니다. 전용면적 33㎡, 보증금 3천만원. 역세권은 아니었지만 직장과 가깝고 관리가 잘된 건물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 박△△ 씨는 친절하게 계약을 도와주었습니다.
"임대인 정○○ 씨가 오늘 지방 출장 중이라 직접 오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계좌번호 알려드릴 테니 거기로 입금해 주시면 됩니다."
이 씨는 잠시 망설였지만, 계약서에 적힌 임대인 이름이 정○○이고, 중개사가 알려준 계좌 예금주 역시 화면에 '정○○'으로 표시되었습니다. 이체 확인 창에서도 분명히 이름이 일치했습니다.
"확인했으니 괜찮겠지."
이 씨는 3천만원을 이체했습니다.
뒤늦게 드러난 '삼행시 통장'의 함정
두 달 뒤, 이 씨는 실제 임대인이 다른 사람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진짜 임대인 정○○ 씨에게 월세를 내라는 연락이 온 것입니다. 이 씨가 계약한 공인중개사 박△△은 그 사이 잠적해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드러난 수법은 이른바 '삼행시 통장 사기'였습니다. 박△△은 임대인 이름 '정○○'의 각 글자를 머리글자로 삼은 단체 모임통장을 개설했습니다. 실제 예금주는 '정릉 ○○ 동우회'였지만, 이체 시 수취인 이름이 '정○○'으로 짧게 표시되어 마치 임대인 본인의 계좌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이 씨의 3천만원은 이미 박△△에 의해 인출되어 사라진 뒤였습니다. 진짜 임대인은 전세보증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고, 이 씨는 법적으로 불법 점유자 신세가 되었습니다.
"등기부등본도, 이름도 다 확인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는 거죠?"
이 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박△△은 이미 비슷한 수법으로 20명에게 총 수억원을 가로챈 뒤 잠적한 상태였습니다.
이런 신종 수법을 조심하세요
삼행시 통장 사기는 피해자가 아무리 꼼꼼히 확인해도 속아 넘어갈 수 있는 교묘한 수법입니다.
- 삼행시 단체통장 위장: 임대인 이름으로 단체통장을 개설해 이체 시 수취인명이 임대인과 동일하게 표시되도록 속임
- 임대인 부재 유도: 계약 당일 임대인이 출장·부재 중이라며 직접 대면을 차단
- 중개사가 가로채는 구조: 공인중개사가 사기 주체가 되어 세입자와 실제 임대인 사이를 가로막음
- 등기부등본 무력화: 등기는 정상이지만 계좌 입금 단계에서 사기 발생
- 다수 피해자 동시 진행: 같은 수법으로 여러 매물에 동시 적용해 대규모 피해 유발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임대인과 반드시 직접 대면하거나 영상통화로 본인 확인 후 계약하세요
- [ ] 보증금 입금 계좌는 반드시 임대인 본인 명의의 개인 계좌여야 합니다 (단체·모임 통장 주의)
- [ ] 은행 앱 이체 시 수취인 전체 이름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3글자 이상 확인)
- [ ] 임대인이 직접 못 온다면 위임장, 인감증명서, 임대인 신분증 사본을 모두 확인하세요
- [ ] 공인중개사 자격을 국토교통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molit.go.kr)에서 직접 조회하세요
- [ ] 전세보증보험(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반드시 가입하세요
- [ ] 계약 후 즉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세요
- [ ] 이상한 낌새가 느껴지면 계약 전에 주변 이웃이나 임대인에게 직접 확인하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삼행시 통장 사기 등 전세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즉시 아래 조치를 취하세요.
- 경찰 신고: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즉시 신고
-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 신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관리시스템 (jeonse.kgeop.go.kr)
-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상담: 1566-9009
- 증거 보존: 계좌이체 내역, 계약서, 중개사 연락처, 문자 메시지 전부 보존
- 법률구조공단 무료 상담: 132
이 사연은 실제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