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arize 핵심 요약

  • 사기 유형: 전세 사기
  • 주요 수법: 전직 지자체 고위공직자 출신 임대인이 본인·배우자·아들·운영 법인 명의로 분산해 자기자본은 24억 원만 들이고, 나머지 334억 원은 기존 담보대출과 세입자 보증금 반환 채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
  • 예방 핵심: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근저당 설정액과 매매가·보증금 총액을 비교하세요
전세 사기

전직 고위공직자를 믿었다가... 86명 76억 날린 무자본 갭투자 전세사기

부산의 한 지자체 고위공직자 출신 70대 남성이 자기자본 24억 원으로 오피스텔 300채, 358억 원어치를 무자본 갭투자로 사들였다. 세입자 86명의 보증금 76억 원을 편취하고 부정대출까지 받아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2026년 08월 23일 visibility 53 조회 NEW
글자 크기

신축 오피스텔, 안심하고 계약했다

이수진 씨(가명, 34세)는 부산에서 회사를 다니는 사회초년생이었다. 독립을 결심하고 몇 달째 전셋집을 알아보던 그는 지하철역 인근의 한 오피스텔을 소개받았다.

공인중개사는 집주인을 이렇게 소개했다.

"이 건물주 분이 예전에 지자체에서 고위직까지 지내신 분이에요. 그런 분이 무리하게 세입자한테 피해 줄 일은 없죠."

이 씨는 그 말에 마음이 놓였다. 등기부등본을 열람해보니 근저당이 잡혀 있긴 했지만, 매매가 대비 큰 금액은 아니었다.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 9,000만원을 마련해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그래도 공직자였는데"라는 믿음

이 씨가 입주한 오피스텔은 같은 건물주 소유의 수많은 방 중 하나였다. 훗날 밝혀진 사실이지만, 70대인 이 건물주는 2016년 8월부터 2020년 3월까지 본인과 배우자, 아들,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명의로 부산 곳곳의 오피스텔을 사들이고 있었다. 그 규모는 무려 300가구, 매입 총액은 358억 원에 달했다.

문제는 자금 구조였다. 건물주가 실제로 낸 돈은 24억 원뿐이었다. 나머지 334억 원은 기존 담보대출과, 그 방에 살던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 채무를 그대로 떠안는 방식으로 채웠다. 새 건물을 살 때마다 빚과 보증금 의무가 함께 딸려오는,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였다. 등기부등본에는 근저당만 표시될 뿐, 건물주가 이런 식으로 수백 채를 굴리고 있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계약 만료, 돌아오지 않는 보증금

2년 뒤 계약 만료일이 다가왔다. 이 씨는 이사할 집을 구하고 집주인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며칠만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

며칠은 몇 주가 되고, 몇 주는 몇 달이 됐다.

"지금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서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전화도 점점 뜸해졌다. 이 씨는 그제야 인터넷에 오피스텔 주소를 검색해봤다. 비슷한 처지의 세입자들이 남긴 글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뒤늦게 알게 된 진실

이 씨와 같은 처지의 세입자는 한둘이 아니었다. 2018년 3월부터 2024년 9월까지, 경찰과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피해자만 86명,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은 모두 76억 원에 달했다.

더 심각한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건물주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마다, 세입자들과 맺은 실제 임대차보증금보다 적은 금액을 써넣은 허위 계약서를 제출해왔다. 은행이 파악한 세입자 보증금 부담은 실제보다 훨씬 적었던 셈이다. 이렇게 부정하게 받아낸 대출금이 47억 8,000만 원에 달했다.

법원, 징역 10년을 선고하다

2026년 7월, 부산지방법원 형사6부(재판장 임성철 부장판사)는 이 건물주에게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임차인들이 이러한 위험을 알았다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

법원은 배상을 신청한 피해자 12명에게 총 9억 725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 씨를 포함한 나머지 세입자들은 언제,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고위공직자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게 안전하다는 뜻인 줄 알았어요. 아무 의미도 없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1. 무자본 갭투자: 자기자본을 거의 들이지 않고 기존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 반환 채무를 그대로 승계해 부동산을 계속 늘려가는 구조. 임대 수익은 적은데 취득세·중개수수료 등 비용은 계속 쌓여, 언젠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폭탄 돌리기'다.
  2. 명의 분산: 본인, 배우자, 자녀, 운영 법인 명의로 나눠 매입해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게 만든다.
  3. 사회적 지위를 방패로 삼기: "고위공직자 출신"이라는 이력은 계약의 안전성과 아무 관계가 없다.
  4. 허위 계약서로 이중 편취: 은행에는 실제보다 적은 보증금을 신고해 대출을 부정하게 더 받아내고, 세입자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는다.
  5. 장기간에 걸친 순차 피해: 6년에 걸쳐 86명이 차례로 피해를 입었다. 내가 계약할 때 이미 다른 세입자의 피해가 진행 중이었을 수 있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근저당 설정액과 매매가·보증금 총액을 비교하세요. 근저당과 선순위 보증금 합계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넘으면 위험 신호입니다.
  • [ ] 임대인이 짧은 기간에 여러 채의 부동산을 사들인 다주택자인지 확인하세요. 갭투자형 다주택자는 위험 신호입니다.
  • [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HUG 등) 가입이 가능한 매물인지 계약 전에 확인하고, 가능하면 반드시 가입하세요.
  • [ ] 임대인의 사회적 지위(공직자, 유명인 등)를 계약 안전의 근거로 삼지 마세요.
  • [ ] 계약 즉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확보하세요.
  • [ ] 시세 대비 매물이 지나치게 많거나, 같은 임대인 명의 매물이 반복해서 나오면 의심하세요.
  • [ ] 잔금을 치르는 당일에도 등기부등본을 다시 열람해, 계약 시점 이후 근저당 변동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전세사기가 의심되거나 피해를 입었다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다음 절차를 밟으세요.

  1. 경찰 신고: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에 신고하세요.
  2.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법원에 신청하면 이사한 뒤에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3.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번 없이 132, 무료 법률 상담과 소송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 주소지 관할 시·군·구청(주택과)에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5.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피해지원 상담센터: 1588-1663 (평일 10:00~17:00)
  6. LH 전세피해 지원: 한국토지주택공사 고객센터(1600-1004)에서 피해주택 매입, 긴급주거지원 등을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연은 실제 보도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가명을 사용한 가상의 인물이며, 조직·수법·피해 규모 등 사실관계는 공개된 법원 판결 및 언론 보도를 따랐습니다.

warning 사기 수법

전직 지자체 고위공직자 출신 임대인이 본인·배우자·아들·운영 법인 명의로 분산해 자기자본은 24억 원만 들이고, 나머지 334억 원은 기존 담보대출과 세입자 보증금 반환 채무를 그대로 승계하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오피스텔 약 300채를 매입했다. 임대 수익 없이 대출 이자와 관리비만 쌓이는 구조 속에서 계약 만료 시 보증금을 갚지 못했고, 은행에는 임대차보증금을 실제보다 적게 기재한 허위 계약서를 제출해 부정 대출까지 받아냈다.

verified_user 예방 수칙

  •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열람해 근저당 설정액과 매매가·보증금 총액을 비교하세요
  • 근저당과 선순위 보증금 합계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넘으면 계약을 재고하세요
  • 임대인이 짧은 기간에 여러 채를 사들인 다주택자인지 확인하세요
  • 전세보증금 반환보증(HUG 등) 가입 가능 여부를 계약 전에 반드시 확인하세요
  • 임대인의 사회적 지위(공직자, 유명인 등)를 계약 안전의 근거로 삼지 마세요
  • 계약 즉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확보하세요
  • 잔금일 당일에도 등기부등본을 다시 열람해 근저당 변동 여부를 확인하세요
  • 시세 대비 매물이 지나치게 많거나 같은 임대인 명의 매물이 반복되면 의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