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다가온 다정한 메시지
부산에 사는 김○○ 씨(가명, 45세)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어느 날 소셜미디어 메시지함에 낯선 알림이 떴다. 대만에 산다는 여성이 보낸 메시지였다.
"안녕하세요. 곧 한국 여행을 가는데, 함께 이야기 나눌 친구가 있으면 좋겠어요."
낯설지만 다정한 인사였다. 심심하던 차에 김 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답장을 보냈다.
매일 이어진 안부, 조금씩 좁혀진 거리
그날부터 여성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안부를 물었다. 밥은 먹었는지, 일은 힘들지 않은지, 소소한 하루 이야기를 나눴다. 몇 주가 지나자 대화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고민과 미래 이야기로 옮겨갔다.
수개월간 이어진 대화 속에서 김 씨는 조금씩 그녀에게 마음을 열었다. 매일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었지만, 어느새 그녀는 하루 중 가장 편한 대화 상대가 되어 있었다.
"저는 코인 투자로 돈을 벌고 있어요"
친밀감이 무르익을 무렵, 여성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재테크 비결'을 꺼냈다. 본인이 쓰는 투자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며, 특정 코인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600%를 넘는다고 말했다.
"저도 이걸로 돈을 많이 벌었어요. 제가 옆에서 알려드릴 테니 한번 해보세요."
김 씨는 처음엔 망설였다. 그러나 그녀가 보내준 화면 속 수익 그래프와, 매일 쌓아온 신뢰가 의심을 눌렀다. 그는 안내받은 앱을 설치하고, 소개받은 코인에 소액을 넣어보기로 했다.
대출까지 받아 넣은 1억 7천만원
소액을 넣자 화면 속 잔고가 조금씩 늘어나는 것이 보였다. 여성은 "지금이 기회"라며 투자 금액을 늘릴 것을 계속 권했다. 김 씨는 가진 돈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결국 대출까지 받았다.
그렇게 모은 1억 7천만원을 앱에 입금했다. 평생 모은 자산과 대출금을 합친, 그에게는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이었다.
화면 속 숫자는 두 배로 올랐지만
일주일 뒤, 앱 화면에 표시된 코인 가격은 두 배로 뛰어 있었다. 김 씨는 기뻤다. 수익을 실감하고 싶어 곧바로 출금을 신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거래소는 돌연 거래를 정지시키더니, 출금을 하려면 '수수료' 명목으로 5천만원을 추가로 입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진짜 정체를 드러낸 거래소
김 씨는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미 넣은 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상대는 '출금 승인 서류'라며 공식 문서처럼 보이는 파일을 보내왔다. 그러나 그 서류마저 위조된 것이었다.
뒤늦게 확인해보니 그가 이용한 거래소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사기 조직이 만든 가짜 화면에 불과했다. 화면에 뜬 잔고와 수익률은 처음부터 조작된 숫자였다. 몇 달을 마음을 나눴던 상대의 정체도, 실제 존재 여부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 장기간 친밀감 형성: 수개월간 매일 안부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쌓습니다
- 연애 감정 이용: 호감을 이용해 경계심을 낮추는 이른바 '돼지도살' 수법입니다
- 가짜 거래소·앱 유포: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투자 플랫폼을 소개합니다
- 비현실적 고수익 제시: '600% 수익' 등 확인 불가능한 수치로 유혹합니다
- 출금 직전 추가 비용 요구: '수수료' 명목으로 또 다른 입금을 요구합니다
- 위조 서류로 안심시키기: 가짜 승인서와 공문서를 보내 의심을 잠재웁니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SNS에서 먼저 다가와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 상대는 일단 경계하세요
- [ ] 만난 적 없는 사람이 소개하는 투자 앱이나 거래소는 설치·가입하지 마세요
- [ ] 앱 화면에 표시되는 수익률만으로는 실제 거래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 [ ] 정식 등록된 거래소인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세요
- [ ] 출금 전 '수수료', '세금' 등 명목의 추가 입금 요구는 100% 사기입니다
- [ ] 대출까지 받아 투자하라는 권유는 절대 따르지 마세요
- [ ] 온라인에서만 만난 상대의 말을 근거로 큰돈을 움직이지 마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 경찰 신고: 112 또는 사이버범죄 신고 포털(ecrm.police.go.kr)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불법 유사수신 및 가짜 거래소 여부 확인
- 증거 보존: 대화 내역, 입금 내역, 앱 화면 캡처를 모두 보관하세요
- 2차 피해 주의: 피해금을 찾아주겠다며 접근하는 연락은 대부분 추가 사기입니다
이 사연은 실제 보도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