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에 관심이 생긴 평범한 직장인
이○○씨(가명, 30대)는 여윳돈을 굴려보려고 가상자산 공부를 시작한 평범한 회사원이다. 어느 날 네이버 블로그를 검색하다 눈에 띄는 글을 하나 발견했다.
“리플(XRP)을 맡기면 매달 1.5~1.8%의 이자를 드립니다.”
같은 내용의 글이 티스토리와 유튜브에도 반복해서 올라와 있었다. 여러 채널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니, 이 씨는 근거 없는 소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교수님도, JP모건도 참여했다는데”
블로그 글에는 낯선 이름의 ‘개발자’와 ‘교수’가 등장했다. 이들은 ‘FXRP 네트워크’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소개하며, 리플을 스테이킹(예치)하면 안정적인 이자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더 놀라운 건 다음 문장이었다.
“JP모건, 블랙록 등 글로벌 금융기관도 이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전문가로 소개된 사람이 직접 나서고, 세계적인 금융사 이름까지 등장하자 의심은 점점 옅어졌다. 이런 광고들은 해외 서버에 개설된 전용 홈페이지(www.fxrpntwork.com)를 앞세워 신뢰를 더했다.
소액으로 시작해 늘려간 투자금
처음에는 작은 금액의 리플만 보냈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이자, 이 씨는 조금씩 금액을 늘렸다. 이자를 받았다는 다른 이용자들의 후기도 눈에 띄었다.
“이 정도면 안전한 것 같다.”
그렇게 마음을 놓는 사이, 보낸 리플은 점점 늘어갔다. 그러나 약속된 이자는 입금되지 않았다. 문의하면 “곧 정산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뒤늦게 드러난 진실
시간이 지나도 이자는 들어오지 않았고, 사이트 운영자와는 연락이 점점 어려워졌다. 그제야 이 씨는 검색을 통해 자신과 비슷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여럿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실제로 이런 방식의 사기는 2026년 8월 시사저널이 공소장을 확보해 보도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25년 10월 8일경 해외 서버에 ‘www.fxrpntwork.com’ 사이트를 개설하고, 같은 해 10월 16일부터 23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는 약 71명, 편취된 리플은 약 335만개, 피해액은 약 121억3000만원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분류된 피해자 7명이 17회에 걸쳐 리플 약 158만9697개(약 57억9742만원)를 빼앗겼고, 단순 사기 혐의로 분류된 피해자 65명은 186회에 걸쳐 리플 약 176만1441개(약 63억3230만원)를 잃었다. 1인당 피해 규모는 수십만원대부터 16억원대까지 다양했다.
검찰은 이들이 리플을 전송받더라도 이자 형태의 보상을 지급할 스테이킹 체계 자체를 갖추지 못한 채, 피해자들이 보낸 코인을 세탁해 편취할 의도였다고 판단했다.
수사는 진행 중, 해외 체류 중인 핵심 피의자
수사 결과 사이트 개설을 공모한 A씨는 사기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다만 유사수신 혐의는 아직 보완수사가 필요한 상태다. A씨와 함께 사이트 개설에 관여한 B씨는 2026년 8월 3일 구속기소됐다.
해외에 체류 중인 또 다른 핵심 피의자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피의자들이 운영해온 사이트는 현재 모두 폐쇄됐다. 다만 FXRP·WXRP 사건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대륙아주 위종욱 변호사는 시사저널에 “동일한 수법을 활용한 신규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이런 점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FXRP 리플 사기’는 유명 인사·기관의 이름을 빌리고,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홍보하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았다. 확정된 고수익을 약속하는 코인 스테이킹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투자 권유를 받았다면 송금 전에 금융감독원 파인 포털(fine.fss.or.kr)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조회하고, 미심쩍으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신고센터(1332)에 문의해야 한다.
위 이○○씨의 사연은 실제 인물이 아니며, ‘FXRP 리플 사기’ 사건에서 확인된 수법(네이버 블로그·티스토리·유튜브 광고, 개발자·교수 사칭, 글로벌 금융기관 참여 허위정보, 매달 1.5~1.8% 이자 약속)을 바탕으로 전형적인 피해 양상을 재구성한 가상의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