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방에서 시작된 만남
김○○ 씨(가명, 30대 여성)는 지난해 5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다. 그는 자신을 대학병원 의사라고 소개했다.
전문직이라는 소개에 김 씨는 특별히 의심하지 않았다. 대화를 나눌수록 남성은 다정했고, 결혼을 약속하는 말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 그리고 이어진 부탁
A씨(39)는 이내 돈이 필요한 사정을 하나씩 꺼냈다.
"음주 사고를 낸 차량 수리비가 급하게 필요해."
"상속세를 내야 하는데 지금 현금이 부족해."
결혼을 약속한 사이였기에, 김 씨는 그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웠다. 벌금을 내야 한다는 말, 지인에게 빌린 돈을 갚아야 한다는 말도 이어졌다.
8차례에 걸쳐 늘어난 송금
지난해 5월 18일부터 6월 23일까지 한 달여 동안, 김 씨는 8차례에 걸쳐 돈을 보냈다. 누적 금액은 총 7,860만원에 달했다.
한 번에 요구받은 금액이 크지 않았기에, 김 씨는 매번 사정을 이해하고 도와주려 했다. 하지만 명목은 매번 달랐고, 돈을 돌려받은 적은 없었다.
데이팅 앱에서도 반복된 수법
그로부터 다섯 달 뒤, 다른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이○○ 씨(가명, 34세 여성)가 A씨를 만났다. 이 씨 역시 그가 대학병원 의사라는 말을 믿었고, 결혼을 약속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지난해 11월, 이 씨는 "벌금이나 상속세를 내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300만원을 보냈다. 김 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신뢰를 앞세운 뒤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었다.
A씨는 이렇게 받은 돈을 생활비 등으로 쓸 생각이었을 뿐, 갚을 의사나 능력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청주지법 형사1단독 박광민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9)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A씨는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동종 범죄로 인한 전과가 있고, 범행 수법이 매우 불량하며, 7,860만원을 잃은 김 씨와는 합의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이 씨의 피해 회복이 상당히 이뤄진 점 등이 양형에 고려됐다.
이번 판결은 1심 결과다. 항소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 전문직 사칭으로 신뢰 확보: "대학병원 의사"라는 말만으로 상대의 판단력을 흐렸다.
- 결혼 약속으로 관계 고착: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들었다.
- 다양한 명목을 번갈아 사용: 음주 사고 차량 수리비, 상속세, 벌금, 차용금 변제 등 매번 다른 이유를 댔다.
- 소액 반복 요구: 한 번에 큰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나눠 요구해 총액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 복수의 채널에서 동일 수법 반복: 오픈채팅방과 데이팅 앱을 오가며 서로 다른 피해자에게 같은 수법을 썼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SNS나 데이팅 앱, 오픈채팅방에서 상대가 스스로 밝히는 직업은 검증 수단이 없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 ] 결혼을 약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경제적 요청을 그대로 믿지 마세요.
- [ ] "차량 수리비", "상속세", "벌금", "차용금 변제" 등 그럴듯한 명목이 반복된다면 사기를 의심하세요.
- [ ] 한 사람에게 여러 차례 나눠서 돈을 보내고 있다면, 지금까지 보낸 총액을 반드시 계산해보세요.
- [ ] 온라인에서 만난 상대와 결혼이나 큰돈이 걸린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상황을 알리세요.
- [ ] 만난 적 없거나 짧게 만난 상대의 신분은 말뿐인 주장에 의존하지 말고 별도로 확인할 방법을 찾으세요.
- [ ] 송금할 때마다 날짜, 금액, 명목을 기록해두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로맨스 스캠이나 이와 유사한 결혼빙자 사기가 의심된다면, 다음 절차를 따르세요.
- 경찰 신고: 112 또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ecrm.police.go.kr)에 신고하세요.
- 금융회사 지급정지 요청: 송금한 금융회사에 즉시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금융감독원 1332로 상담하세요.
- 금융감독원 파인(FINE) 포털: fine.fss.or.kr에서 피해 신고 절차와 대응 방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대한법률구조공단: 국번 없이 132, 무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증거 보전: 대화 내역, 문자, 송금 내역을 캡처해 보관하세요.
이 사연은 실제 보도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피해자는 가명을 사용한 가상의 인물이며, 조직·수법·피해 규모 등 사실관계는 언론 보도를 따랐습니다. 이 판결은 1심 결과이며, 항소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