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팔로우 요청 한 통
38세 박○○ 씨는 평소 SNS를 즐겨 사용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습니다. 어느 날 인스타그램에 낯선 팔로우 요청이 왔습니다. 프로필 사진은 단정하고 호감 가는 외모의 중년 남성이었고, 계정에는 미국 병원 로비, 청진기, 해외 여행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자신을 'James Park'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국계 미국인 외과의사라고 했습니다.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문화가 그립다'며 다가왔고, 처음에는 그저 팔로워일 뿐이었습니다.
매일 쏟아지는 다정한 메시지
제임스는 매일 아침 '좋은 아침이에요'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박 씨의 게시물에는 빠짐없이 따뜻한 댓글을 달았고, DM으로 일상을 나눴습니다. 그는 바쁜 수술 일정 사이사이에도 박 씨에게 연락을 보내왔습니다.
두 달쯤 지나자, 두 사람은 매일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제임스는 화면 속에서도 박 씨와 웃고 이야기했습니다. 박 씨는 점점 감정이 깊어졌습니다.
'6개월만 지나면 한국에 파견 근무를 오게 될 것 같아요. 그때 꼭 만나요.'
첫 번째 부탁, 그리고 두 번째
세 달째 되던 날, 제임스로부터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응급수술 중에 의료 장비가 고장 났어요. 병원 측에서 개인 카드로 결제하라는데 제 카드가 미국에 있어서요. 잠시만 빌려주시면 수술 끝나고 바로 갚을게요.'
박 씨는 망설였지만, 몇 달간 쌓인 신뢰와 감정이 판단을 흐렸습니다. 300만원을 보냈고, 제임스는 다음 날 '감사해요, 곧 돌려줄게요'라고 했습니다.
그 후 부탁은 반복됐습니다. 세관에서 의료기기가 묶였다며 통관비 500만원, 한국 파견 준비 비용 1,000만원, 비즈니스석 항공권 구매 등 이유는 매번 달랐지만 요구는 계속되었습니다.
박 씨는 카드 할부와 보험 해지까지 동원해 총 9,00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딥페이크 영상통화의 진실
제임스의 한국 도착 날짜가 다가올수록,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약속한 날짜가 계속 미뤄졌고,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박 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제임스는 돌연 연락을 끊었습니다.
이후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제임스'는 실존 인물의 사진을 도용하여 만든 가짜 계정이었으며, 영상통화 역시 실시간 딥페이크 기술로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에 거점을 둔 조직범죄단이 다수의 피해자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이번 로맨스스캠에서 사용된 핵심 수법입니다.
- 프로필 위조: 실존 인물의 사진과 딥페이크 영상으로 신원 속임
- 장기 신뢰 구축: 수개월간 감정적 유대를 형성한 후 요청
- 전문직 사칭: 의사, 군인, 사업가 등 신뢰도 높은 직업 사칭
- 만남 지연: 실제 대면을 계속 미루며 온라인 관계만 유지
- 점진적 금전 요구: 소액부터 시작하여 금액을 점점 키움
- 실시간 딥페이크: 영상통화에서도 가짜 얼굴로 속이는 기술 활용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SNS에서 먼저 접근하는 외국인(특히 의사·군인·사업가)은 일단 의심하세요
- 오랜 기간 연락해도 한 번도 실제로 만나지 못하면 반드시 경계하세요
- 어떤 이유로든 온라인으로만 아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지 마세요
- 영상통화를 해도 딥페이크일 수 있습니다. 특이한 움직임이나 화질 변화를 확인하세요
- 역방향 이미지 검색(구글 렌즈)으로 프로필 사진의 진위를 확인하세요
- 가족이나 주변 지인에게 이야기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들어보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 경찰 신고: 112 또는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
- 외교부 신고: 해외 거점 조직의 경우 외교부 도움 요청 가능
- 계좌 지급정지: 송금한 은행에 즉시 지급정지 요청
- 증거 보존: 채팅 내역, 영상통화 화면, 계좌 이체 내역 전부 저장
- 피해자 네트워크 활용: 같은 수법 피해자와 연대하여 수사 협조
이 사연은 2026년 1월 캄보디아 거점 로맨스스캠 조직 검거 사건 및 실제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