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손실을 만회하고 싶었던 50대
이○○ 씨(가명, 54세)는 한 중소기업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회사원이다. 몇 해 전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지만, 최근 급락장에서 큰 손실을 봤다. 퇴직을 앞두고 모아둔 자금의 상당 부분이 반토막 났다.
손실을 만회할 방법을 찾던 어느 날, 이 씨의 휴대전화로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주식으로 손실 보신 분들을 위한 무료 상담"이라는 문구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이 씨는 답장을 보냈다.
서두르지 않아 더 믿음이 갔던 리딩방
상담원은 자신을 증권사 출신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국내 거래소에 곧 상장될 코인이 있다. 이 코인이면 손실을 3배 이상으로 만회할 수 있다"며 리딩방(전문가가 매매 신호를 안내하는 대화방)에 초대했다. 처음엔 소액으로만 시작해보라고 권했다.
리딩방에는 매일 아침 시황 분석과 매매 신호가 올라왔다. 이 씨가 권유대로 소액을 넣자, 정말로 코인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것이 화면에 표시됐다.
"이번엔 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천천히, 안전하게 손실을 되찾아 드리겠습니다."
몇 달이 지나도록 서두르지 않는 태도에 이 씨는 오히려 마음을 놓았다. 리딩방 회원들이 올리는 수익 인증도 끊이지 않았다. 이 씨는 반년에 걸쳐 조금씩 투자금을 늘려, 결국 8천만원을 넣었다.
상장된 적 없는 코인, 조작된 가격
이 씨가 투자한 코인은 어느 거래소에도 상장된 적 없는, 리딩방 운영진이 자체 발행한 코인이었다. 오르는 것처럼 보인 가격도 실제 시장 거래가 아니라, 운영진이 자기들끼리 사고파는 주문을 반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화면이었다.
출금을 시도하자 "상장 심사 중이라 대기해야 한다"는 답만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딩방은 아예 연락이 끊겼다.
여의도 금융가의 콜센터
뒤늦게 이 씨는 언론 보도를 통해 자신이 당한 수법의 실체를 알게 됐다. 경기 지역과 서울 여의도 금융가에 콜센터 4곳을 차려놓고 조직적으로 운영된 리딩방이었다. 이미 주식으로 손실을 본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아 접근했고, 자체 발행한 코인의 시세를 조작해 신뢰를 쌓은 뒤 투자금을 가로챘다.
경찰 수사 결과 이 조직에 당한 피해자는 81명, 피해액은 약 33억원에 달했다. 총책 등 5명이 구속되고 56명이 불구속입건됐다. 이들이 챙긴 범죄수익 일부는 고급 승용차와 명품 시계, 해외 골프 여행에 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 손실 경험자 표적화: 이미 주식 투자로 손해를 본 사람들에게 접근해 만회 심리를 자극합니다
- 조직적 콜센터 운영: 정식 사무실처럼 꾸민 콜센터에서 전문가를 사칭한 상담원이 응대합니다
- 장기간 신뢰 구축: 몇 달에 걸쳐 서두르지 않는 태도로 안심시키며 투자금을 늘리게 합니다
- 자체발행 미상장 코인: 실제로는 어느 거래소에도 상장 계획이 없는 코인을 판매합니다
- 자전거래로 시세조작: 운영진이 자체 매매 주문을 주고받아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꾸밉니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손실 만회", "3배 수익" 등을 내세우는 연락은 일단 의심하세요
- [ ] 리딩방에서 추천하는 코인이 실제 국내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하세요
- [ ] 화면에 보이는 가격 상승이 실제 거래량에 따른 것인지 공신력 있는 사이트에서 재확인하세요
- [ ] "서두르지 말라"는 태도도 신뢰를 쌓기 위한 수법일 수 있음을 기억하세요
- [ ] 출금이 지연되거나 이유 없이 미뤄지면 즉시 투자를 중단하세요
- [ ] 낯선 사람이 권유하는 투자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먼저 상의하세요
- [ ]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약속하는 투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피해를 당했다면
- 경찰 신고: 112 또는 사이버범죄 신고 포털(ecrm.police.go.kr)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불법 유사수신 및 시세조종 여부 확인
- 증거 보존: 리딩방 대화 내역, 입금 내역, 수익 인증 캡처를 모두 보관하세요
- 2차 피해 주의: 피해금 회수를 도와주겠다는 연락은 대부분 추가 사기입니다
이 사연은 실제 사건 보도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