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SNS를 보다 발견한 코인
박준서 씨(가명, 33세)는 IT업체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월급 외 수익을 늘리고 싶어 퇴근 후 SNS와 재테크 커뮤니티를 자주 들여다봤다.
어느 날 그의 타임라인에 낯선 이름의 코인이 눈에 띄었다. "OO코인, 상장 임박! 홀더 수천 명 돌파, 지금 안 사면 후회합니다"라는 게시글이었다. 첨부된 캡처 화면에는 가격이 몇 시간 만에 몇 배씩 뛰어오른 차트가 있었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가격, 커지는 확신
박 씨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다음 날, 팔로우하던 몇몇 계정에서 똑같은 코인을 언급하며 "락업(코인을 일정 기간 팔지 못하게 묶어두는 조치) 물량이 곧 풀리기 전에 사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다들 이렇게 얘기하는데 진짜인가 보다."
박 씨는 탈중앙화거래소(DEX, 중개기관 없이 이용자끼리 직접 코인을 사고파는 온라인 거래소)에 지갑을 연결하고 소액을 넣어봤다. 30분 만에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화면에 찍힌 수익률을 보자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그날 저녁 500만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다음 날 아침, 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다섯 배 더 올라 있었다. 텔레그램 단체방에는 수익 인증 캡처가 쏟아졌고, 박 씨는 조바심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동원해 총 2천만원을 밀어 넣었다.
하루아침에 무너진 가격
그로부터 몇 시간 뒤, 코인 가격이 갑자기 90% 넘게 폭락했다. 화면을 새로고침해도 가격은 계속 떨어지기만 했다. 그렇게 활발하던 텔레그램 단체방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홍보 글을 올리던 SNS 계정들도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박 씨는 뒤늦게 코인의 컨트랙트 주소(CA, 블록체인상 해당 코인을 발행한 고유 주소)를 검색해봤다. 초기 개발자 지갑 몇 개가 물량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 지갑들이 가격 정점에서 일제히 코인을 팔아치운 뒤 자금을 인출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이른바 '러그풀(양탄자를 걷어차듯 개발자가 유동성과 물량을 한꺼번에 빼가는 먹튀 수법)'이었다.
되찾을 수 없는 2천만원
박 씨가 잃은 돈은 2천만원. 몇 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자금은 이미 여러 지갑을 거쳐 흩어진 뒤였다.
서울남부지검은 최근 이런 방식으로 홀더 수를 위장하고 SNS·핀플루언서를 동원해 256명에게서 약 9억원을 가로챈 일당을 기소했다. 금융감독원도 탈중앙화거래소 밈코인 투자에 대한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 분산 매집으로 홀더 위장: 개발자가 여러 개인지갑에 코인을 나눠 담아 보유자가 많은 것처럼 꾸밉니다
- SNS·핀플루언서 허위 호재: "상장 임박", "락업 해제", "에어드랍" 등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려 매수를 유도합니다
- 단기 급등 연출: 짧은 시간 안에 가격을 수십~수백 배 띄워 조바심을 유발합니다
- 정점 일괄 매도(러그풀): 개발자와 초기 보유자가 한꺼번에 물량을 팔고 유동성을 빼내 잠적합니다
- 유사 코인 이름·주소 사용: 유명 코인과 비슷한 이름이나 주소를 만들어 착각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투자 전 코인의 컨트랙트 주소(CA)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세요
- [ ] 소수 지갑에 물량이 몰려 있는지, 유동성 규모가 충분한지 점검하세요
- [ ] SNS나 텔레그램의 "곧 상장", "급등 예정" 같은 홍보 글을 맹신하지 마세요
- [ ] 짧은 시간에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하면 오히려 경계하세요
- [ ] 지갑을 DEX에 연결했다면 거래 승인 권한을 주기적으로 철회하세요
- [ ] "지금 안 사면 후회한다"는 조바심 유발 문구는 사기의 신호입니다
- [ ] 원금 보장이나 확정 수익을 내세우는 코인 투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피해를 당했다면
- 경찰 신고: 112 또는 사이버범죄 신고 포털(ecrm.police.go.kr)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소비자경보 및 불법 유사수신 여부 확인
- 증거 보존: 거래 내역, SNS·텔레그램 게시글, 지갑 주소를 캡처해 보관하세요
- 2차 피해 주의: 피해금 회수를 도와준다며 접근하는 연락은 대부분 2차 사기입니다
이 사연은 실제 사건 보도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