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에 걸려 온 낯선 전화
박○○ 씨(가명)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퇴근길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다. 상대는 검찰 수사관이라고 했다.
상대는 "등기우편을 보냈는데 수신을 안 해서 연락했다. 온라인으로 확인하라"며 인터넷 주소를 보냈다. 박 씨는 받은 기억이 없는 우편이 마음에 걸렸다. 수사기관이라는 말에 일단 확인부터 하기로 했다.
이름을 입력하자 나타난 구속영장
주소에 접속하니 이름을 입력하는 화면이 나왔다. 이름을 넣자 박 씨의 이름이 적힌 구속영장이 나타났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법을 어긴 적이 없는데 구속영장이라니. 손이 떨렸고 상대의 말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았다.
보도된 수법의 핵심도 여기에 있다. 피해자를 극도의 불안에 빠뜨리는 것이다. 불안한 사람은 차분히 따져 볼 여유를 잃는다.
재산을 검사하겠다는 요구
놀란 박 씨에게 상대는 "재산을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좌 이체나 현금 인출을 요구했다.
박 씨는 은행 앱을 열었다가 손을 멈췄다.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
가족은 수사기관이 인터넷 주소를 보내 영장을 확인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름을 입력하면 그 이름이 뜨는 화면은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짚어 주었다. 박 씨는 통화를 끊고 112에 신고했다. 혼자였다면 어땠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동안 가슴이 뛰었다.
경찰이 밝힌 사건 내용
세종경찰청 강력마약범죄수사대는 26일 조직원 1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범죄단체가입·활동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혐의다. 이 중 8명을 구속했고, 12명 모두 공소청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태국·라오스에 거점을 두고 카드사와 법원·검찰·금융감독원을 사칭해 68명에게서 약 31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2025년 3월께부터 1년간 주로 검사나 검찰수사관을 사칭했다. 피해액은 1명당 150만 원에서 많게는 4억 원이었다.
경찰은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총책을 쫓고 있다. 해외에 체류하거나 도피 중인 조직원 9명은 인터폴에 국제 공조를 요청해 추적 중이다. 이들의 혐의는 앞으로 법원에서 가려진다.
일자리를 찾다 범죄 조직에 연루될 수 있습니다
검거된 12명은 모두 한국인이다. 대부분 20~30대이고 40대가 1명이다. 조사 결과 구직 사이트나 지인 소개를 통해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어떤 사정으로 가담했는지, 범행을 어디까지 알았는지는 보도에 나와 있지 않다. 다만 일자리를 찾는 과정이 범죄 조직과 닿을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 하는 일이 불분명한 일자리는 가담하기 전에 의심해야 한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은 인터넷 주소를 보내 영장을 확인시키지 않습니다
- [ ] 이름을 입력하면 이름이 뜨는 화면은 증거가 아닙니다
- [ ] 재산 검사를 이유로 한 이체나 현금 전달은 사기입니다
- [ ] 이런 전화는 즉시 끊고 112나 금융감독원 1332에 확인하세요
- [ ] 혼자 판단하지 말고 가족이나 지인과 상의하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 112 신고: 가까운 경찰서에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 금융감독원 1332: 피해 상담과 안내를 받을 수 있습니다.
- 지급정지 요청: 송금한 은행에 바로 연락해 지급정지를 요청하세요.
- 증거 보존: 통화 내역, 받은 인터넷 주소, 송금 내역을 남겨 두세요.
세종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감독원은 어떤 경우에도 인터넷 주소를 보내 구속영장을 확인하게 하거나, 재산 검사를 이유로 현금 인출이나 전달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전화를 받으면 즉시 전화를 끊고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26일 세종경찰청이 밝히고 연합뉴스가 보도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박○○ 씨(가명)는 보도된 수법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가상의 인물이며, 그의 사연도 가상입니다. 조직원 12명은 수사·송치 단계의 피의자로,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