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찾아낸 '완벽한 매물'
올해 32세인 최○○ 씨는 재택근무가 늘면서 가정용 노트북을 새로 장만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신제품은 부담스러워 중고 플랫폼 앱을 켰고, 거의 새것에 가까운 최신 노트북이 정가의 절반 가격인 150만원에 올라온 것을 발견했습니다.
판매자 프로필을 확인하니 거래 횟수 47회, 매너온도 38.5도. 평점도 좋고, 올린 게시글도 여럿 있어 믿을 만해 보였습니다. 사진도 여러 장 올라와 있었고 박스까지 그대로였습니다.
"가격 조정 가능한가요?"라고 채팅을 보내자 판매자는 빠르게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직거래만 가능해요. 오늘 저녁 강남역 근처에서 만나실 수 있으세요?"
갑자기 바뀐 '직거래 장소'
약속은 강남역 스타벅스였습니다. 하지만 약속 시간 2시간 전, 판매자에게서 메시지가 왔습니다.
"죄송한데 갑자기 회사 야근이 생겨서요. 제가 지금 분당에 있는데 거기서 만나도 될까요?"
최 씨는 멀어진 거리가 살짝 걸렸지만 이미 퇴근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러면 먼저 돈을 보내주시면 제가 퇴근하자마자 바로 달려갈게요. 카카오페이로 보내주시면 돼요. 물건 받고 나서 이상 있으면 바로 환불해드릴게요." 라는 말에 잠시 망설였지만, 평점 좋은 판매자라는 생각에 150만원을 송금했습니다.
약속 시간이 지났습니다. 판매자는 "10분만 더요"를 반복하다 결국 채팅 답장이 끊겼습니다. 30분 후 확인하니 계정이 삭제되어 있었습니다.
치밀하게 만들어진 가짜 신뢰
경찰에 신고하고 플랫폼 측과 연락을 취한 후에야 최 씨는 자신이 얼마나 치밀한 수법에 당했는지 알았습니다.
사기범들은 중고 플랫폼에서 실제로 몇 건의 소액 물품 거래를 완료해 신뢰도 지표를 쌓아두는 방법을 씁니다. 이른바 '알박기' 수법입니다. 어느 정도 매너온도와 거래 횟수가 쌓이면, 고가 물품 허위 매물을 올려 피해자를 유인합니다.
직거래 선입금 요청도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장소를 제시하다가 갑작스러운 사정을 이유로 먼 곳으로 유인하거나 아예 선입금을 유도합니다. 계좌가 아닌 카카오페이·토스 같은 간편결제를 유도하는 것은 추적을 어렵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플랫폼 측에 따르면 이런 유형의 사기 신고는 2026년 1분기에만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최 씨를 속인 중고거래 직거래 사기의 핵심 수법입니다.
- 신뢰도 조작: 소액 정상 거래를 반복해 매너온도, 거래 횟수 등 신뢰 지표를 인위적으로 높인 뒤 고가 허위 매물로 피해자 유인
- 장소 변경 압박: 처음엔 가까운 편한 장소를 제시하다 갑자기 먼 곳으로 변경, 상대방이 포기하거나 선입금을 수락하도록 유도
- 선입금 요구: "먼저 보내주면 바로 달려간다"는 논리로 물건을 주기 전 대금 먼저 요구
- 간편결제 유도: 카카오페이·토스 등 간편결제 사용으로 계좌 추적 어렵게 만들기
- 연락 두절 후 계정 삭제: 입금 확인 즉시 채팅 차단 및 계정 탈퇴로 증거 인멸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직거래 시 절대 선입금하지 마세요. 물건을 직접 확인한 뒤 결제하세요
- [ ] 약속 장소가 갑자기 바뀐다면 즉시 경계하세요
- [ ] 고가 물품은 플랫폼 내 안전결제(에스크로)를 반드시 이용하세요
- [ ] 판매자의 매너온도와 거래 횟수만 믿지 마세요. 실제 후기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세요
- [ ] 직거래 약속 전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 또는 '더치트'에서 계좌·연락처 사기 이력을 조회하세요
- [ ] 급하게 결정을 재촉하거나 오늘 안에 팔아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판매자는 의심하세요
- [ ] 카카오페이·토스 등 간편결제를 강요하는 판매자는 거래를 거절하세요
- [ ] 거래 전 판매자 연락처를 저장하고, 대화 내용은 캡처해두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중고거래 직거래 사기 피해 후 즉시 취해야 할 조치입니다.
- 경찰 신고: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ecrm.police.go.kr) 또는 112
- 계좌 지급정지 신청: 송금한 은행 고객센터에 즉시 연락해 지급정지 요청
- 플랫폼 신고: 해당 계정과 게시글을 즉시 신고, 거래 내역 보존 요청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금융사기 피해 신고)
- 증거 보존: 대화 내용 캡처, 송금 영수증, 판매 게시글 스크린샷 모두 저장
이 사연은 실제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