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준비생에게 날아온 달콤한 제안
올해 26세인 이○○ 씨는 서울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입니다. 공모전 준비와 자격증 학원비로 저축해둔 돈이 바닥나 가는 상황에서,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가 너무 미안했습니다.
어느 날 오후,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낯선 광고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용 무관! 핸드폰 개통만 해주면 즉시 현금 70만원. 별도 서류 없음. 단순 심부름."
이 씨는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댓글 란에는 '저 했는데 진짜 당일 입금됐어요'라는 후기들이 달려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댓글들도 사기 조직이 심어놓은 가짜 후기였지만, 그 당시에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단순 심부름"이라는 달콤한 말
링크를 누르자 텔레그램 채팅방으로 연결됐습니다. '박 실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상대는 매우 자연스럽게 설명했습니다.
"저희가 법인 명의 개통이 막혀서 일반인 명의 좀 빌리는 거예요. 단말기는 바로 저한테 넘겨주시고, 고객님은 통신 요금만 납부 안 하시면 되거든요. 저희가 다 내드릴게요."
이 씨는 여전히 찜찜했지만, '박 실장'은 계약서까지 보내주며 '이게 법적으로 보호되는 절차'라고 안심시켰습니다. 계약서는 누가 봐도 그럴듯하게 만들어진 위조 문서였습니다.
첫 번째 개통 후 정말로 70만원이 입금됐습니다. '이건 진짜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대가 두 대가 되고, 두 대가 여섯 대가 됐습니다
며칠 뒤 '박 실장'에게서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엔 태블릿이랑 같이 개통하면 120만원 드릴게요. 저번에 잘 협조해주셔서 단골 고객으로 특별 대우 드리는 거예요."
한 번 해본 이 씨는 이번엔 조금 더 빨리 응했습니다. 태블릿까지 포함해 2대를 개통하고 12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다음엔 "이번이 마지막 딜인데, 이번엔 기기 3대에 200만원"이라고 했습니다. 이 씨는 총 6대의 휴대기기를 다른 사람 명의로 개통해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증과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실제 개통에 필요한 개인정보가 모두 사기 조직에 넘어갔습니다.
뒤늦게 날아온 수백만원 청구서
두 달 뒤, 이 씨의 이름으로 된 통신요금 청구서가 날아들기 시작했습니다. 6대 기기의 고가 단말기 할부금과 통신요금을 합산하니 월 90만원이 넘었습니다. '박 실장'에게 연락했지만, 텔레그램 계정은 이미 삭제된 상태였습니다.
통신사에 연락하니 "계약 명의자가 고객님이므로 고객님이 납부 의무를 진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이 씨는 자신이 이미 6대 분의 통신 계약자로 묶여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경찰에 신고하러 가서야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자신이 개통해준 단말기 중 일부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쓰이는 대포폰으로 활용됐다는 것입니다. 이 씨는 피해자이면서도 '대포폰 공급자'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않은 처지가 됐습니다.
내구제 대출의 진짜 함정
이 씨를 덫에 빠뜨린 '내구제 대출'의 실체를 정리했습니다.
- 명의 도용 구조: 피해자 명의로 단말기를 개통해 장물로 처분하고, 피해자에게는 소액의 현금만 지급
- 가짜 계약서: 법적 효력 없는 위조 계약서로 안심시키는 전형적 수법
- 점진적 확대: 처음 한 대로 신뢰를 쌓은 뒤 단계적으로 개통 수를 늘림
- 이중 피해: 통신요금 폭탄 + 대포폰 공급자 혐의라는 이중 피해 구조
- 잠적: 충분히 이용하고 나면 연락 두절, 피해자 혼자 감당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본인 명의 휴대폰 개통을 대가로 현금을 주겠다는 제안은 100% 불법 사기입니다
- [ ] 텔레그램·오픈채팅으로 접근하는 '단순 심부름' 알바는 의심하세요
- [ ] 계약서가 있어도 불법 거래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합니다
- [ ] 단말기를 제3자에게 넘기는 순간 대포폰 공급 공범이 될 수 있습니다
- [ ] 온라인 후기가 많아도 가짜 후기일 수 있습니다
- [ ] 신분증·주민번호를 낯선 온라인 업자에게 제공하지 마세요
- [ ] 한 번 받은 현금은 나중에 몇 배의 피해로 돌아옵니다
- [ ] 피해 인지 즉시 통신사에 명의도용 신고와 함께 경찰에 신고하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내구제 대출 사기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다음 조치를 취하세요.
- 경찰 신고: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 (대포폰 관련 사실 진술 필수)
- 통신사 신고: 명의도용 피해 신고 및 계약 해지 요청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불법 사금융 신고)
- 개인정보 침해 신고: 개인정보보호위원회 (118)
- 증거 보존: 광고 캡처, 채팅 내역, 입금 내역 저장
- 명의도용 조회: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명의도용방지서비스(MSAFER) 확인
이 사연은 실제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