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문의하고, 안내받은 계좌로 보냈다
지난 7월 20일, 박 모 씨는 유명 명품 구매 대행 사이트에서 가방을 사려 했다. 공식 판매자의 제품 소개글에 댓글로 구매를 문의했다. 그리고 안내받은 계좌로 468만 원을 보냈다.
몇 시간 뒤, 박 씨는 이상한 점을 알아챘다. 답글을 단 사람의 닉네임이 판매자와 달랐다. 박 씨는 SBS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래는) '셀럽'인데 '쎌럽', 이런 식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아이디를. 의심 없이 구매한다고 했고…."
글자 하나 차이였다.
신고 이후 흘러간 시간
박 씨는 다음 날 경기 분당경찰서를 찾아 신고했다. 분당경찰서는 피의자를 20대 권 모 씨로 특정했다. 사건 처리 규칙에 따라 권 씨의 주소지인 경북 영주경찰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그 사이 일주일이 흘렀다.
그로부터 일주일 더 지난 시점에 같은 사이트에서 똑같이 사기를 당한 김 모 씨가 서울 강서경찰서를 찾아 피해 사실을 알렸다.
은행과 경찰 사이에서
김 씨는 경찰서에 가기 전에 은행부터 찾았다. 상대 계좌의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싶다고 문의했다. 은행에서는 경찰이 요청하지 않는 한 지급 정지를 해 드릴 수 없다는 취지의 안내를 받았다.
이후 담당 경찰관에게서는 "현행법상 계좌 지급 정지는 보이스피싱 범죄만 가능하다"며 은행에 다시 문의하라는 답변만 들었다. 김 씨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못했다.
경찰이 은행들에 피의자 계좌의 출금을 정지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처음 보낸 날은 8월 25일이다. 박 씨의 첫 신고로부터 한 달 넘게 지난 뒤였다.
출국 이후에도 이어지는 피해
그 사이 피의자는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SBS 보도(10월 5일) 기준 피해자는 60명으로 늘었고,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이다.
피해자들은 단체 대화방을 열었다. 최근 경찰 조사에서 필리핀에 있는 피의자가 새로운 계좌들로 범행을 이어가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곽준호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피해자가 이렇게 다수이고, (혐의가) 명백하게 밝혀진 경우에 한해서 신속한 계좌 동결이 이뤄질 제도적 마련이 필요하다고…."
이 사례에서 배울 점
이 사건에서 눈여겨볼 것은 두 가지다. 돈은 댓글로 안내받은 계좌로 보내졌고, 그 답글을 단 사람의 닉네임은 판매자와 한 글자 달랐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잘못이 없다. 다만 같은 상황에서 누구든 한 번쯤 멈춰 볼 수 있는 지점은 있다.
- 댓글이나 답글로 계좌번호를 안내받았다면 송금 전에 멈춘다.
- 판매자의 닉네임을 한 글자씩 대조한다.
- 결제는 사이트가 제공하는 공식 결제 수단으로만 한다.
피해를 당했다면
송금한 뒤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 먼저 112에 신고하고, 송금한 은행에도 바로 연락한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은행은 경찰의 요청이 필요하다고 안내할 수 있으므로, 신고 사실과 접수 내용을 함께 전하는 것이 좋다.
대화 화면, 댓글, 닉네임, 계좌번호, 송금 내역은 지우지 말고 캡처해 보관한다.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으로도 신고할 수 있다.
이 사연은 SBS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수사는 진행 중이며, 피의자에 대한 혐의는 법원에서 확정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