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영업 중에 걸려온 전화
전남 완도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박○○ 씨(가명, 47세)는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평범한 자영업자입니다. 코로나 이후 줄어든 손님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새 메뉴도 개발하고, 위생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쓰던 그녀에게 2026년 5월의 어느 점심시간, 낯선 번호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라남도소방본부 예방안전과입니다. 박○○ 씨 되시죠?"
공손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였습니다. 박 씨는 손님 주문을 받다가 잠시 자리를 피해 전화를 받았습니다.
위조 공문과 벌금 협박
전화 속 사람은 자신을 '소방관 김△△'이라고 소개하며, 식당처럼 손님이 많이 드나드는 다중이용시설은 올해부터 법령 개정으로 리튬이온 소화기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박 씨 업소에 설치된 소화기는 기준 미달입니다. 바로 교체하지 않으면 즉시 과태료 500만 원이 부과됩니다."
박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마침 얼마 전 지인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를 낸 이야기를 들었던 터라, 법 관련 이야기에 민감해져 있었습니다. 조금 후 박 씨의 스마트폰에는 전라남도지사 직인이 선명하게 찍힌 공문 한 장이 카카오톡으로 전송됐습니다.
공문에는 법령 조항과 함께, 지정 업체를 통해 소화기를 구매하면 국가 지원금으로 전액 환급이 가능하다는 내용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공문도 있고... 환급도 된다니까 괜찮겠지.'
박 씨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안도했습니다.
점점 커지는 압박
"리튬 소화기와 배전반용 소공간 소화기 합쳐서 총 800만 원입니다. 오늘 안에 처리하셔야 과태료를 면할 수 있습니다."
800만 원이라는 금액에 박 씨는 망설였습니다. 그러자 사기범은 다시 압박을 가했습니다.
"오늘 마감 기한입니다. 내일이면 자동으로 위반 처리가 됩니다."
결국 박 씨는 은행 이체 한도에 걸려 430만 원만 먼저 입금했습니다. 그러자 사기범은 즉시 나머지 370만 원도 지금 당장 보내라고 재촉했습니다. 그 순간 박 씨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급하게 재촉하지?'
뒤늦게 알게 된 진실
박 씨는 일단 전화를 끊고 관할 완도소방서에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소방서 직원은 당황하며 답했습니다.
"저희는 전화로 소방용품 구매를 강요하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일이 절대 없습니다. 사기입니다."
뒤늦게 카카오톡을 다시 살펴보니 공문 속 직인이 흐릿하게 위조된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미 430만 원은 사기범의 계좌로 빠져나간 뒤였습니다.
"순간적으로 판단했던 게 후회됩니다. 진짜 공문인지 확인할 방법을 왜 생각 못 했을까요."
박 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돈은 이미 대포통장을 거쳐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이 사건에서 사기범들이 사용한 핵심 수법을 정리했습니다.
- 공공기관 사칭: 소방본부, 식약처, 통계청, 도청 등 공신력 있는 기관 직원 행세
- 위조 공문 발송: 기관장 직인이 찍힌 그럴듯한 위조 공문 카카오톡 전송
- 벌금·과태료 협박: 즉각적인 금전 위협으로 판단력 마비
- 시간 압박: "오늘 마감", "즉시 처리"로 확인할 여유 차단
- 지원금 미끼: "전액 환급" 약속으로 피해자 안심 유도
- 영업 시간대 노림: 바쁜 점심·저녁 시간대에 전화해 주의력 분산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 ] 공공기관은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소방용품, 위생용품 구매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 [ ] 위조 공문서를 주의하세요. 직인이 흐릿하거나, 공식 우편이 아닌 카카오톡으로 오면 의심하세요
- [ ] 해당 기관의 공식 대표번호로 직접 확인하세요 (119, 민원24 등)
- [ ] "오늘 마감", "즉시 처리" 등의 말은 사기의 신호입니다
- [ ] "전액 환급", "국가 지원금" 등의 말도 의심하세요
- [ ] 입금하기 전에 반드시 가족이나 지인과 상의하세요
- [ ] 낯선 번호로 온 전화는 공식 채널을 통해 재확인하세요
- [ ] 이미 입금했다면 즉시 은행에 지급정지 요청하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사기 피해를 당했다면, 즉시 다음 조치를 취하세요.
- 경찰 신고: 112 또는 가까운 경찰서
- 금융감독원 신고: 1332
- 계좌 지급정지: 은행 고객센터에 즉시 연락
- 소방서 직접 신고: 119
- 증거 보존: 카카오톡 대화, 공문 캡처, 통화 내역 저장
이 사연은 2026년 5월 전남 지역에서 발생한 실제 소방관 사칭 사기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