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채용 공고, 절실한 마음을 파고들다
박○○ 씨(가명, 30대)에게는 지체장애가 있다. 여러 차례 이력서를 넣었지만 매번 면접에서 밀렸다. 그러던 어느 날, SNS에서 눈에 띄는 채용 공고를 발견했다.
"장애인·사회적 약자 특별 채용. 해외 파견 근무, 숙식 제공, 고액 급여 보장."
절박했던 그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처럼 보였다. 채용 담당자를 자처한 상대는 메신저로 회사 소개와 근무 조건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박 씨는 의심 없이 안내에 따라 여권을 준비했다.
지난 5월 초, 그는 브로커의 지시대로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향했다. 목적지를 숨기고 주변의 의심을 피하려는 수법이었다.
사무실도, 회사도 없었다
현지에 도착한 순간부터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다. 그를 마중 나온 사람들은 회사가 아니라 낯선 호텔로 데려갔다. 일할 사무실도, 채용 담당자가 말했던 회사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박 씨의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았다. 그리고 통보했다.
"여기서 나가려면 2만 달러를 내야 한다."
우리 돈으로 약 2,600만원이었다. 박 씨는 호텔 방에 감금된 채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통신 수단도, 도움을 요청할 방법도 없는 낯선 타국에서 그는 철저히 고립됐다.
몰래 보낸 이메일 한 통
감시가 소홀해진 틈, 박 씨는 몰래 이메일을 보낼 방법을 찾아냈다. 그는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자신의 상황을 알렸다. 감금된 위치와 상황을 짧게 전한 것이 전부였지만, 그것이 유일한 구조 신호였다.
대사관은 즉시 현지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이 함께 꾸린 "코리아전담반"은 위치정보와 CCTV를 분석해 호텔을 특정했다. 신고 접수 9시간 만에 현지 경찰 20여 명이 호텔을 급습했다. 도주하던 용의자 3명이 검거됐고, 박 씨는 약 한 달간의 감금 끝에 무사히 구출됐다.
비슷한 시기, 같은 조직은 로맨스 스캠으로 유인한 20대 한국인 여성도 캄보디아 프놈펜의 레지던스에 별도로 감금했지만, 이 역시 신고 하루 만에 위치가 특정돼 무사히 구조됐다.
이런 수법을 조심하세요
- 취약계층 표적화: "장애인·사회적 약자 특별채용" 등 절박한 구직자의 신뢰를 얻는 문구를 앞세운다.
- 경유국 우회 이동: 직항 대신 제3국을 경유시켜 목적지를 숨기고 주변의 의심을 피한다.
- 도착 즉시 신체 감금: 원격으로 돈만 편취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권과 휴대폰을 빼앗고 물리적으로 감금해 몸값을 요구한다.
- 다각화된 조직범죄: 취업사기뿐 아니라 로맨스 스캠 등 다양한 미끼로 여러 피해자를 동시에 노린다.
- 통신 차단: 감금 후 휴대폰을 빼앗아 외부와의 연락을 원천 차단한다.
피해 예방 체크리스트
- 해외 취업, 특히 "특별채용"·"고액 급여"를 내세운 SNS 채용 공고는 회사 정보를 반드시 직접 확인하세요
- 채용 담당자와의 대화가 메신저로만 이뤄지고 화상통화나 대면 면접을 피한다면 의심하세요
- 출국 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0404.go.kr)에서 목적지 국가의 위험 정보를 확인하세요
- 가족이나 지인에게 정확한 출국 목적지, 일정, 현지 연락처를 반드시 공유하세요
- 여권이나 휴대폰을 요구받는 상황이라면 즉시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세요
피해를 당했다면
해외에서 감금이나 이와 유사한 위협을 당했다면, 아래 방법으로 즉시 도움을 요청하세요.
- 영사콜센터 신고: 외교부 영사콜센터(+82-2-3210-0404)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됩니다.
- 현지 대사관·영사관 접촉: 이메일, 문자, 지인을 통한 전달 등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상황을 알리세요.
- 경찰 신고: 귀국 후에도 국내 경찰(112)에 피해 사실을 신고해 조직 수사에 협조하세요.
- 가족에게 알리기: 출국 전 공유한 연락처와 일정 정보는 구조의 결정적 단서가 됩니다.
박 씨를 구한 것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몰래 보낸 이메일 한 통이었다. 절박한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움을 요청한 그의 용기가 스스로를 살렸다.
이 사연은 실제 보도된 해외 취업사기·감금 피해 사례를 바탕으로 각색되었습니다. 등장인물은 가상의 인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