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를 메우려 단기 일자리를 찾던 사람들
건설현장 취업 사기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단기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을 노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수사기관 등은 전한다. 급히 일할 곳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구인 글 하나가 반갑게 보이기 마련이다.
이번 사건도 그런 구인 글에서 시작됐다. 2025년 9월,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등에 평택 건설현장 유도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을 올린 사람은 30대 남성 A씨였다. 하지만 그 일자리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유사한 상황의 구직자를 가정해 본다
아래는 실제 피해자 45명 중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구직자를 가정해 쓴 이야기다.
이○○ 씨(가명, 50대)는 일하던 곳이 문을 닫아 몇 달째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 큰 수입은 필요 없었다. 당장 한 달 생활비를 메울 단기 일자리면 충분했다.
구인 사이트에서 건설현장 유도원 모집 글을 본 이 씨는 연락처로 문의했다. 일이 어렵지 않아 보였고, 현장이 멀지 않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의심할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
취업을 앞세워 돈을 먼저 받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취업 예치금과 보증금 명목의 돈을 요구했다. 돈은 A씨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 이때 A씨가 내세운 말은 이것이었다.
"취업하려면 예치금을 먼저 입금해야 한다"
일자리가 급한 사람에게 이 말은 하나의 관문처럼 들린다. 돈을 내야만 자리를 얻는다고 하니, 입금은 취업을 위한 마지막 절차처럼 느껴진다. 이것이 구직자의 절박함을 파고드는 방식이다.
A씨는 같은 달 또 다른 건설현장 채용 글을 올려 같은 방식을 되풀이했다. 글이 바뀌어도 요구는 같았다. 먼저 돈을 보내라는 것이었다.
앞서 가정한 이 씨도 같은 요구를 받았다고 해 보자. 지금 입금하면 일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와, 놓치면 어렵다는 조바심이 겹친다. 이럴 때 사람은 확인보다 입금을 먼저 하게 된다. 이것은 구직자의 잘못이 아니다. 절박한 사정을 노린 쪽의 책임이다.
45명, 1억1482만원
이렇게 속은 피해자는 45명이었다. 피해액은 모두 합쳐 1억1482만원이다. 1인당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단순 평균으로 계산하면 한 명당 약 255만원 수준이다.
검찰은 A씨에게 실제로 사람들을 취업시킬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받은 돈은 생활비 등에 쓸 생각이었다고 봤다. 일자리는 처음부터 미끼였다는 뜻이다.
1심 재판부의 판단
의정부지법 형사2단독은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는 1심 판결이다. 확정 여부와 항소 여부는 보도에 나오지 않았다. 선고일 역시 알려지지 않았고, 이 사건은 5월 25일 법조계를 통해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을 이렇게 평가했다.
"거짓말을 해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취업을 하려던 사람들을 피해자로 삼았다"
다만 양형에서는 참작할 사정도 있었다. A씨는 피해자 21명에게 1501만원을 변제했고, 대체로 형사절차에 협조했다. 변제된 금액은 전체 피해액에 비하면 일부에 그친다.
이 사연에서 기억할 것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있다. 허위 구인 글은 그 평범한 일상 속으로 들어온다.
연합뉴스는 2026년 9월 22일, 구인·구직 정보 제공 사업자가 의심 광고를 게재하기 전에 허위·과장 여부를 확인하고 게재 후에도 모니터링하는 제도가 마련된다고 보도했다. 거짓 구인광고로 중대한 피해가 우려되면 정부가 게시 중지와 삭제를 즉시 명령할 수 있는 체계도 마련된다고 한다. 제도가 보완되고 있지만, 구직자 스스로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은 여전히 중요하다.
피해를 당했다면
입금한 뒤 이상하다고 느꼈다면 바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112에 신고하고, 입금 내역과 구인 글 화면, 대화 기록을 그대로 보관하자. 송금한 은행에는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금융감독원 1332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피해를 당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빨리 알릴수록 피해를 줄일 가능성도 커진다.
이 글은 보도된 판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도입부의 이○○ 씨는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정한 인물이다.